[전문가 서평] ‘이탈리아 집밥’ - 집밥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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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이탈리아 집밥’ - 집밥의 변신은 무죄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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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탈리아 집밥' 표지 이미지 / 사진 = b.read(브레드)
책 '이탈리아 집밥' 표지 이미지 / 사진 = b.read(브레드)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 칼럼니스트] 기껏해야 파스타 몇 종과 피자 외엔 이탈리아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이탈리아 하면 프랑스 못지않게 음식이 유명하다고 하니 궁금해져서 집어든 책이었다. 최근 올리브유가 얼마나 요리를 맛있게 만드는지 알게 되었던 것도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가 되었다.

요리책인데 달랐다. 마치 이탈리아의 주방에 들어간 느낌, 이탈리아 가정의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때가 많았다. 중간에 삽입된 저자의 요리 히스토리가 재미나서 그랬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올리브유의 쌉쌀하면서도 톡 쏘는 맛과 향이, 다양한 허브의 독특한 향이 주변에 맴돌아 기분이 좋았다.

서양 요리를 좋아한다면, 음식 만드는 것을 즐긴다면, 이 책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가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특한 몇 가지 식재료만 구비된다면 누구라도 이탈리아의 맛을 재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이탈리아 음식은 단순하고 꾸밈없는 음식이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맛있는 것은 올리브유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올리브유를 먹게 된 것은 한 1년 쯤 전 읽은 책 덕분이었다. 처음엔 몸에 좋다니 생식을 하려고 구입을 하였는데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계란프라이를 해도 맛이 달라지고, 올리브유와 평소 먹던 식용유를 반반 섞어 두르고 부침개를 해도 훨씬 풍미가 있고, 채소를 볶을 때도 올리브유로 볶을 때와 일반 식용유로 볶을 때 맛의 차이가 확실히 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비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조리하는 데 쓰게 되었다. 기왕에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맛있게 건강하게 먹고 싶어서다. 외식 한 번만 줄여도 기름 값은 충분하다. 안 먹을 이유가 없다.

이탈리아 음식 식재료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토마토라고 말하겠다. 이탈리아 국기의 빨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나 내 눈에는 토마토로 보이니 말이다. 그런 토마토를 피클로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만들기도 아주 간단하다. 조만간 꼭 해서 먹어볼 리스트에 쏙 집어넣었다.

초콜릿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제대로 된 초코케이크라면 결코 사양하지 않는다. 코코아의 쌉쌀한 맛과 고급스런 향의 매력을 뿌리치긴 어렵다. 그런데 밀가루 없이 초코케이크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만들기도 어렵지 않다. 달걀 휘핑이 쉽지는 않겠지만,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돌아 이것도 도전해 볼 요리로 찜해 두었다. 서양 영화나 소설에 심심찮게 나오는 당근케이크. 재료를 보니 구미가 당긴다. 좋아하는 견과류, 시나몬가루가 들어간다. 케이크 반죽은 빵 반죽보다 훨씬 수월하다. 레시피를 보니 일반적인 케이크 반죽과 같다. 해 볼만 해 보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 전문지_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 전문지_모먼트 DB

레몬 하면 이탈리아가 연상될 만큼 이탈리아 사람들은 레몬과 친숙한 모양이다. 레몬으로 만든 식후주 리몬첼로를 마셔보고 싶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건 먹어볼 만할 것 같다. 레몬이 들어갔는데 맛이 없을 리가 없다. 레몬소르벳또라는 것도 구미가 당긴다. 샤베트, 셔벗, 소르베, 소르베또, 모두 같은 것을 말한다. 여름에 즐겨먹는 우리 식 빙수를 조금 더 얼린 버전이라고 할까.

시금치로 나물을 무쳐 비빔밥이나 김밥 등에 넣어 먹는다. 된장과 고추장을 섞어 시금치, 청양고추 등을 넣어 끓이면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다. 이탈리아에도 시금치나물이 있다. 시금치살라토가 그것이다. 만드는 법이 한국식 시금치나물보다 더 쉬운 것 같다. 시금치를 데치지 않고 볶는다. 냉장고에 시금치 한 단이 있는데 그걸로 시금치살라토를 만들어야겠다.

꽤 오래 전에 만화영화를 그것도 두 번 씩이나 보았다! 바로 ‘라따뚜이’다. 라따뚜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보았는데 그게 채소 스튜란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를 카포타나라고 한다. 여기엔 가지카포나타를 소개하고 있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쉽다. 일종의 채소잼이라고 상상하면 될 것 같다.

이탈리아식 식빵치즈 튀김인 카로짜도 맛있을 것 같다. 안초비라는 일종의 젓갈이 들어간다니 무슨 맛일까 궁금하다. 매콤한 소스와 잘 어울릴 것 같다. 여기서는 아라비아타 소스를 추천하고 있다. 이탈리아식 오징어 튀김이 색다르다. 튀김 반죽이 아닌 강력분, 치즈가루, 파슬리, 소금 등을 섞어 그걸 오징어에 묻혀 튀긴다. 오징어의 풍미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치즈와 파슬리의 풍미를 곁들인다.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이탈리아에도 수제비 비슷한 것이 있다. 뇨끼라고 한다. 반죽에 감자가 들어간다. 감자 수제비가 생각이 났다. 아라비아타가 화가 날 정도로 매운 소스라는 뜻이란다. 솔직히 별로 맵지도 않은 소스인데 이탈리아 사람들에겐 그게 화가 날 정도로 맵게 느껴진다니 사람의 혓바닥도 지역에 따라 그 진화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였다. 아라비아타 소스로 만드는 파스타, 아라비아타 펜테도 먹어보고 싶다. 조금 더 맵게 만들어서 말이다.

티라미수를 처음 먹어본 것이 벌써 30년 정도 된 것 같다. 부산 남포동의 꽤 유명했던 제과점에서 파는 것을 먹고는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게 있나 싶었다. 티라미수의 의미가 ‘나를 끌어올려 달라’라는데 정말 30년 전 먹었던 티라미수가 그랬다. 만드는 법이 아주 힘들어보이지는 않는다. 한 번 시도해 봐야겠다.

다양한 스파게티, 리조또, 이탈리아식 스테이크, 구이, 찜, 다양한 디저트 등, 매우 많은 이탈리아 집밥 레시피가 아직 먹어보지 않았음에도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코로나19 덕분(?)에 집이 숙소가 아닌 본연의 의미로 회기 된 시기인 만큼, 가끔 대충 때우는 밥이 아닌 제대로 된 식사를 위해 이탈리아 가정식에 도전해 보면 어떻겠는가? 혼자 사는 사람도 자신을 위해, 가족이 있다면 나와 그들을 위해 해 봄직한 수고일 것 같다.

또한, 곧 명절이기 다가오기도 하고, 졸업시즌이기도 하다. 우리 명절에 남의 나라 음식이 웬 말이냐 할지도 모르지만, 한두 가지 정도는 색다른 음식을 만들거나 재주가 있다면 한식과 이탈리아식의 퓨전을 개발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어디 나가서 뭘 먹기도 꺼려지니 집에서 만든 이탈리아 음식으로 졸업 축하 파티를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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