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한동일의 공부법’ - 배움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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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한동일의 공부법’ - 배움의 방식
  • 정훈 문헌연구가
  • 승인 2021.01.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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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동일의 공부법’ 표지 이미지 / 사진 = EBS BOOKS
책 ‘한동일의 공부법’ 표지 이미지 / 사진 = EBS BOOKS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정훈 칼럼니스트] 『라틴어 강의』, 『로마법 수업』을 베스트셀러에 올리며 이름을 알린 작가 한동일이 자신의 공부 철학을 담은 『한동일의 공부법』으로 다시 돌아왔다. 스스로를 ‘공부하는 노동자’라고 이름 붙인 만큼 그에게 있어 공부법이란 자신의 삶의 철학과 다름없다. 유소년기 이후로 지금까지 줄 곧 공부를 하며 살아온 만큼 그의 공부법이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가와 동일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흔히 공부법을 다루는 여타 다른 책들과 달리 일반적인 공부의 기술, 즉 조금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 등을 다룬다기 보다 저자의 공부에 대한 철학, 마음가짐, 자신이 어떻게 공부해왔는지에 대한 경험 등을 다루고 있다.

-공부의 기술은 사람마다 다르다.

“공부를 잘하는 방법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가 아닐 것이다. 질문자의 능력, 환경, 배우는 공부의 종류, 답변자의 경험 등이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공부에도 수많은 기술이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딱 잘라 어떻게 하라는 말은 말하는 답변자만의 방법일 뿐, 질문자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공부하는 기술적 측면보다 좀 더 근본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들 것인가’이다. 어떤 공부를 하던지 결과만으로만 인정받을 수 있는 지난한 길을 걸어가야 하는 학생들에게 꾸준한 공부를 통한 ‘어제의 나 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라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격려는 이 고단한 길을 버틸수 있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공부란 단지 머리로 하는 노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의 과정과 같다고 표현한다.

-부모의 곁을 떠나라

금수저나 흑수저와 같은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부모의 재력이 자식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한다. 상대적으로 풍족한 지원을 받는 이와 자신을 비교하며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저자는 부모의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부모로부터 심리적, 경제적으로 독립할 것을 말한다. 물론 경제적 능력이 없는 학생이 당장 박차고 독립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마음으로라도 부모의 능력이 곧 내 능력이 아니다라는 생각, 학생이기에 지원 받는 것은 곧 갚아야 할 빚이라는 생각을 통해 독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공부든 일이든 반드시 해야 하는 절실하고 절박한 동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풍족함이 아닌 결핍은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에 커다란 원동력이 되기 도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지 말라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적에 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적에 연연하게 되면 ‘내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성적이 좋지 않은가’와 같이 자신을 책망하게 되기 쉽다. 자신을 질책하면 할수록 점점 더 수렁에 빠져들게 되고 자신을 탓한다고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니니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 나타난다.

당장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자신을 믿고 실력을 쌓아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고 생각해야 공부를 지속할 수 있다. 조바심을 버리고 조금 더 멀리 보자는 결심을 통해 자신을 위로하고 다시 공부할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한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공부해야 한다.

소설가 이외수는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스스로를 철창에 가둔 것으로 유명하다. 강제적으로라도 집필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공부도 이와 같다. 별 다른 생각 없이 그냥 책상 앞에 앉아 시작해야 한다.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공부를 하지 말아야 할 핑계가 끝없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릴 때 공부를 하기 위해서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하던 것이 영어단어를 외우는 일이었다고 말한다. 두뇌를 예열하기 좋았으며 단어를 외우기 위해 집중하다 보면 잡념들이 서서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것이 공부 ‘루틴’의 시작점이었다. 이를 통해 규칙적으로 공부를 시작하여 ‘몸이 그걸 기억할 수 있을 때까지’ 실천해야 한다. 매일의 습관으로 쌓인 공부가 그 사람의 미래가 되기 때문이다.

-더 잘 공부할 수 있게 쉬어라

무작정 편하게 퍼져서 쉬라는 의미가 아니라 공부에 지친 머리를 위해 쉬라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몸을 움직이라는 뜻이다. 움직임은 공부에 사용하는 부위와 다른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공부에 지친 뇌에게 휴식을, 움직임이 없어 심심하던 뇌에게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어떤 운동을 할지는 각자에 달렸지만 저자는 산책을 추천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모먼트 DB

-공부한 내용을 자기 자신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공부법과 교수법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하나이다. 교수법은 자기 자신을 가르치는데서 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잘 이해하고 있어야 다른 사람도 잘 가르칠 수 있다. 공부란 자기 자신을 가르치는 것이다. 저자는 학생시절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하교하는 20분간 수업시간의 배운 것 중 임의로 주제를 정해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듯 혼잣말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목수는 목수의 일을 함으로써 목수가 된다’라는 라틴어 경구에 따라 저자는 자신을 ‘공부하는 노동자’로 규정하고 살아왔다. 평생 공부를 해왔으니 공부를 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으로 정의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공부하는 노동자는 그 과정을 인정받을 수 없는 직업이기에 다른 직업보다 고되다는 그의 말은 그의 힘들었던 유학 생활을 표현한 한 줄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공부가 뭐냐?"는 질문에 "버티는 것"이라는 저자의 답은 '동양인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마 로타나의 변호사'라는 휘광에 빛나는 별나라 사람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공부량을 이악물고 버텨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루하루 공부를 하며 매듭을 짓고, 이 매듭들이 모여 삶이라는 단단하고 굵은 동아줄이 되어 다시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는 것. 공부에 대한 결심이 무너질 때, 결심이란 원래 무너지는 것이기에 상심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매 순간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며 결심하기를 반복하라는 것. 그게 삶이라는 것. 저자의 공부법은 '버티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모두가 힘을 내 버틸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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