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 스마트폰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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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 스마트폰의 시대
  • 정훈 문헌연구가
  • 승인 2020.12.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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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표지 이미지 / 사진 = 더난출판
책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표지 이미지 / 사진 = 더난출판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정훈 칼럼니스트]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시대의 포문을 연 애플사의 아이폰 3GS가 출시되었다. 그동안 외형은 스마트폰처럼 터치스크린이 적용되었으나 피처폰의 기능만을 탑재해 출시하던 국내 핸드폰업체들이 커다란 타격을 입었고 부랴부랴 '스마트폰'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제품을 개발하여 대응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전 세계를 막론하고 점차 증가하였고 2019년 기준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갯수는 50억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세계인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 컴퓨터의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폰을 대부분의 인류가 소유하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도구를 손바닥만한 기계 하나로 압축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는 스마트폰 이전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일상생활, 직장업무 등을 불러왔다. 사람들은 좀 더 긴밀하게 연결되었고, 좀 더 효율적이게 되었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다면 작용도 없다고 했던가. 스마트폰은 인류에게 단지 긍정적인 변화만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차마 예측하지 못했던 다양한 부작용이 슬금슬금 우리 곁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집을 나서다 깜빡하고 스마트폰을 잊은 적이 있는가? 혹은 스마트폰을 둔 장소를 순간 잊어버려서 당황한 적은? 아니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더라도 어떤 오류로 인터넷에 연결이 되지 않아 사람들의 소식을 확인할 수 없을 때 답답해한 적은 있는가? 만약 이런 방식으로 답답함이나 불안, 스트레스를 겪었다면 당신은 스마트폰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상태일 수 있다. 스마트폰은 여려가지 형태의 불안을 일으킨다.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여러가지 확인이 불가능할 때, 나 자신만 세상의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고립공포감(Fear of missing out)이라고 하며 스마트폰 사용자의 60% 이상이 경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손에 없거나 눈에 보이지 않을 때 불안을 느끼는 것, 별 이유 없이 수시로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것, 강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때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는 증상 등은 노모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로 분류될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 전문지_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 전문지_모먼트 DB

스마트폰의 과다사용은 심리적 문제 뿐만 아니라 신체적 문제도 유발한다. 근시, 우울, 주의력 장애, 수면 장애, 운동 부족, 과체중, 나쁜 자세, 당뇨병, 고혈압, 교통사고 위험 등 돌이킬 수 없는 신체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상장기 청소년들의 근시 유발은 매우 심각하다. 인간의 눈은 성장기에 자주 보는 대상을 잘 볼 수 있도록 성장한다. 책이나 TV같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대상을 자주 보면 가까운 대상이 잘 보이도록 성장하는데 이 상태를 곧 근시라고 부른다. 이는 인간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 역시 실험을 통해 입증된 사안이다. 심지어 스마트폰은 책보다 작은 액정 화면의 작은 글자를 바라보기 때문에 눈에 더욱 가깝게 두고 바라본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최상위에 속하는 대한민국의 청소년 중 90% 이상이 근시라는 통계는 해당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지 경고하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집중한 채 어기적 거리며 걸어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길을 가다 보면 적지 않은 숫자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만 정신이 팔려 앞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치 않고 그저 걸어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가르키는 '스몸비'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이다.'스몸비'란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이런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경우 시야의 폭은 56%, 전방 주시율은 15% 감소하게 되며 보행 속도는 초속 1.38m에서 1.31m로 느려져 문제가 생겼을 경우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어지는데, 이는 보행자 교통사고의 유형 중 스마트폰 관련 사고의 비중이 60%가 넘는다는 통계 결과를 보면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독일 뇌 과학계의 일이자이자 독일 울름대학교 정신병원장이자 신경과학과 학습 전이센터장인 만프레드 슈피처 (Manfred Spitzer)는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일으키는 다양한 부작용과 질병을 경고하는 데 앞장서는 학자이다. 전작 <디지털 치매>로 세계적인 배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그는 <노모포비아-스마트폰이 없는 공포>를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에게 경고를 던진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경고하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을 위시한 디지털화를 통해 유발되는 사회적 문제를 짚어낸다. 그는 교육 현장의 디지털화의 허상을 지적했는데 북유럽국가들이 학교 교육의 디지털화를 적극 진행한 결과로 학업성취도가 낮아진 사실을 주목할 만 하다. 다양한 디지털매체,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첨단사회에 어울리는 인재를 육성하고 좀 더 효율적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성취를 높이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을 학교의 디지털화가 전혀 엉뚱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디지털화 10년 이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결과를 보면 디지털화와 학업성취도는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디지털화를 더욱 진행할 수록, 즉 예산을 많이 배정하여 적극적으로 진행했을수록 부정적 영향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학업성취도가 떨어진 후 디지털기기를 금지하는 교육을 다시 시행하는 실험을 한 결과 상위 20퍼센트의 학생들의 성적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성적이 낮은 집단일수록 성취도 평가 점수가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학교의 디지털화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고자 했던 기존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위 학생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뿐더러 하위권 학생일수록 오히려 학업성취를 방해한 결과가 되어버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 전문지_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 전문지_모먼트 DB

저자는 최근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짜뉴스의 전파'와 극단성의 강화 역시 경고하고 있다. 가짜뉴스는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 북 등 SNS및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특히나 자극적인 가짜 뉴스는 이를 바로잡는 진실보다 같은 시간에 6배 이상 빠르게 전파된다. 유튜브의 경우 우리가 검색한 몇몇의 관심 주제를 선별하여 비슷한 내용의 동영상과 같은 주제의 동영상 중 점차 과격하고 선정적인 동영상을 추천해준다. 이는 사용자의 관심을 한쪽의 주제로 한정시키고 점차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문제가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의 사업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극단주의, 가짜뉴스 유포, 개인 정보 수집, 정치적 조작을 체계적이고 자동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들이 의도 했든 하지 않았든 말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는 저서들은 주로 개인의 건강에 촛점을 맞췄다. 집중력 감소, 판단력의 부재, 우울증의 증가,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 증가 등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이 가하는 사회의 피해, 더 나아가 최첨단 IT기업의 횡포 등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어떤 부분은 저자가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저자에게 있어 스마트폰을 위시한 IT 전반은 인간을, 사회를 망가뜨리는 질병과 다를 것이 없는 것처럼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가 던지는 경고 메시지는 분명 우리 사회에서도 논의해 봄직 하다. 무분별한 IT 기기의 사용을 용인해야 하는가? 아이들의 건강은? 사회의 건강은? 우리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어디까지는 금지로 지정해야 하는가? 최신 기기를 어렸을 때부터 체화해야 뒤쳐지지 않는다와 같은 신기술 추종은 과연 누가 전파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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