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자유와 연대를 향하여, ‘이상한 정상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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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자유와 연대를 향하여, ‘이상한 정상가족’
  • 전이음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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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상한 정상가족' 표지 이미지 / 사진 = 동아시아
책 '이상한 정상가족' 표지 이미지 / 사진 = 동아시아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전이음 칼럼니스트]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를 시작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교내 체벌 금지가 포함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었다. 누군가는 버릇없는 아이들을 바로 잡는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은 체벌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교권 실추를 우려했다. 누군가는 자신도 맞으면서 잘 자랐다고 항변했고, 맞고 컸기에 이만큼 잘 자랄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책은 이 사례가 한국 사회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놓인 취약한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북어와 여자 운운하며 여성 차별적 표현을 일삼는 사람은 이제 없지만, 매를 들어서라도 아이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건은 가장 극단적인 폭력의 사례다. 매스컴이 보도하는 충격적인 ‘계모’ 학대 사건 뒤에는 통계상 그 숫자를 가볍게 뛰어넘는 친부모의 학대가 숨겨져 있다.

저자는 신체적, 정신적 폭력이 성숙한 시민을 길러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증명하며, 아동을 소유물처럼 취급하는 어른들의 행태를 고발한다. 학대와 정반대에 놓인 과잉보호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자녀의 삶에서 모든 방해물을 제거하고 대신 미래를 설계해주는 부모들의 노력은 아이를 숨 막히게 만든다. 저자는 아동 학대와 과잉보호라는 병폐를 낳는 한국 특유의 가족주의에 주목한다. 구성원에 대한 과도한 통제가 특징인 한국식 가족주의는 한편으로 ‘정상성’에 엄격하기도 하다. 미혼모, 다문화 가정 등 정상 가족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사회 구성원들에 대해 환대 대신 배타적인 태도를 드러낸다.

한국 사회는 왜 가족 구성원의 개별성과 가족 밖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 인색한 것일까. 책은 공공의 역할 부재와 경쟁 중심 사회, 가족주의의 확대로 인한 배타성의 증가를 그 원인으로 제시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경제 위기를 겪으며 개인이 가족 중심으로 뭉쳐 위기를 타개하는 동안 정부가 사회적 안전망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한국 사회의 낮은 신뢰도와 개방성을 극복하고 자율적인 개인이 서로 연대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 저자는 스웨덴의 복지 모델을 그 본보기로 제시한다. 결국,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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