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백년을 살아보니’ - 잘 사는 100세의 나라, 대한민국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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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백년을 살아보니’ - 잘 사는 100세의 나라, 대한민국을 바라며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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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백년을 살아보니' 표지 이미지 / 사진 = 덴스토리(Denstory)
책 '백년을 살아보니' 표지 이미지 / 사진 = 덴스토리(Denstory)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 칼럼니스트] 이 책이 2016년에 출간되었으니 저자 김형석 옹의 연세가 만 96세 때이다. 친정어머니 연세가 81세이신데, 매우 정신이 또렷하여 지금도 매일 독서를 하시고, 경구를 암송을 하시고, 피아노 연습도 하시며, 김장이며 장 담그기며 본인이 직접 하신다. 책을 읽으며, 친정어머니도 96세까지 사신다면 저자만큼 정신이 또렷하고 생각에 흐트러짐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며 피식 웃기도 하였다.

친정어머니처럼, 저자처럼 생각이나 정신이 늙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오래 사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확인하였다. 즉, 기왕 오래 살 것이라면, 항상 배우는 자세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수용하며, 맑은 정신으로 사리를 제대로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확인했다는 말이다.

이 책을 중년 혹은 막 노년에 접어든 이들이 읽는다면, 노인으로 잘 사는 법에 대한 유용한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이 읽는다면, 깨어있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산다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인생의 황금기는 60에서 75세 사이라고 믿는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저자는 장년기와 노년기에 있는 사람들 중 인생과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독자로 하여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인생과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이다.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게 무엇인지, 사회가 제대로 되고 발전하려면 무엇이 구비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평소에 생각하고 고민하며 탐구하는 자를 독자로 선택하여 글을 썼다는 말이다. 따라서 책을 읽기 전에, 자신이 이 범주에 속한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콕 집어 구체적으로 인생과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에 대해 전혀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는 데 바쁘고, 사는 데 치여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편한 사람이나 하는 사치라 말하면서도, 자신의 인생과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어느 순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런 이들이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인생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그리 어렵거나 대단한 무엇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사소하고 소소한 것에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더 나은 사회가 되는 방법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그만큼 읽기 쉬운 글이며, 공감하기 편한 글이다. 읽다보면 행복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여겨질 것이다. 돈을 벌려고 하기 전에 돈을 담을 그릇인 자신을 키우는 게 왜 선행되어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연명하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100세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깨우치게 될 것이다. 결혼이란 무엇이며, 부부의 의리란 무엇인지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 주기마다 만나는 친구와 만드는 우정의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종교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한 번 쯤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00% 흑과 백은 추상, 이데아일 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언제든 무엇에든 회색지대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에 대해, 어떤 이는 깨달을 것이며, 어떤 이는 잊고 있던 기억을 되살릴 것이다. 죽음 이후의 다양한 신화에 대해서 믿니 안 믿니 하는 왈가왈부는 있어도 진짜 죽음 이후를 아는 이는 없다. 그런데도 죽음은 과연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접하는 기회도 얻을 것이다.

언젠가 모두 죽는다. 고로 나도 죽는다. 이 당연한 사실 앞에 문득 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간 후에 남겨질 것에 대해 신경이 쓰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죽음 이후 나는 없으므로 사실 무엇이 남든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럼에도 기왕이면 나 죽은 후에 남겨진 것이 산 자들에게 긍정적인, 선한 기림이 될 수 있다면 좋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젊어서 죽는 게 아니라면 누구나 늙어서 죽는다. 그러면 늙기만 할 것이냐, 늙어가면서도 삶을 즐길 것이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늙어가면서도 삶을 즐기려면 있어야 할 기본이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만약, 젊은이라면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 볼 것이다. 갱년기를 지나는 중년이라면 무엇보다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결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노년에 접어든 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심신을 단련하여 삶을 즐길 방법을 모색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는 너무 일찍 성장을 포기하는 젊은 늙은이들이 많다고 저자는 한탄한다. 그러면서 언제까지라도 공부를 하는 사람은 결코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나이와 상관없이 성실하게 노력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멈추지 말라고 권한다. 특히, 어른이 독서하는 나라는 전체적으로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독서하는 어른이 많아지기를 강조한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혹시 인격적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독서만 하여 더욱 단단하게 자기 아집을 지키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좋은 글은 순간순간 사람의 굳는 생각, 아집, 편견을 깨뜨리는 도구 역할을 한다. 그게 짧은 순간일 뿐이라 해도 자주 경험을 하다보면 그 사람은 조금씩 변화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또 독서는 매우 저렴한 취미생활이다. 도서관도 많고, 저렴한 비용으로 구독경제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다.

참으로 무섭고 힘들었던 2020년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에도 어려움은 쉬이 가라앉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더욱, 계속 배우고 공부하는 늙은이들이 많아지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는 100세 노인의 육성에 남녀노소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위기를 이겨낼 힘을 얻으면 좋겠다. 그리고 잘 사는 100세의 나라,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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