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경영을 넷플릭스 하다’ - Flexible too flex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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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경영을 넷플릭스 하다’ - Flexible too flexible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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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경영을 넷플릭스 하다’ 표지 이미지 / 사진 = 넥서스BIZ
책 ‘경영을 넷플릭스 하다’ 표지 이미지 / 사진 = 넥서스BIZ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군사용으로 개발되었던 인터넷이 이제는 이것을 모르면 외계인으로 오해를 받을 만큼 대중화되었고, 대중화되다 못해 없으면 삶이 매우 불편해질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단순하던 상거래질서,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가 거의 일직선상에 있었던 상거래질서가 그물망구조로 바뀌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 인터넷 네트워크 시스템 아래 탄생된 상거래 네트워크 시스템은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고 판매자가 될 수 있으며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내었다. 
 
이 책은 그러한 매우 다양해진 상거래질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책이다. 이미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라 한편 쉬우면서도 결코 쉽지만은 않은 내용인데, 저자는 글을 정말 쉽게 써서 독자에게 생길 수 있는 난독의 고통을 많이 덜어주고 있다. 한 마디로, 참 잘 쓴 글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 작든 크든 사업을 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추천하겠다.

넷플릭스란 플렛폼을 수년 전 잠시 이용해 본 적 있다. 그때만 해도 이런 게 있구나 정도였는데 최근에 들어 특히, 코로나19 이후 넷플릭스는 더욱더 대중에게 일반화된 플렛폼이 되었다. 처음, 플렛폼이란 말을 들었을 때 이 단어가 매우 신선했다. 플렛폼하면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연상하게 되는데 그게 온라인으로 들어와 이렇게 다양하게 쓰일 줄이야! 그런데 넷플릭스 플렛폼은 현대 비즈니스모델 중 하나일 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넷플릭스는 구독경제 모델에 속한다.
 
그러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비즈니스모델은 또 뭐가 있을까? 얼마 전 택시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어찌나 talkative 하신지 잠시 택시를 타는 동안 많은 얘기를 들었다. 자기는 카카오택시 이런 것에 가입하지 않고 택시를 운행한다고 했다. 그것은 제 살 깎아먹기식 시스템이라는 것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분은 연금을 받고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사는 데 부족함이 있어 부업의 개념으로 개인택시를 모는 모양이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아무튼 그분을 통해 사용자에겐 매우 편리하다고 하는-나는 사용하지 않으므로 잘 모르는 카카오택시가 택시기사들에겐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닌 듯 했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런 플랫폼에 가입을 하지 않고 택시를 운행하다가는 그나마 수익을 낼 수가 없어져간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우리나라엔 아직 들어오지 못한 우버택시는 기존의 택시기사들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공유경제에 속하는 우버택시는 아주 느슨한 계약을 통해 누구나 택시노릇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좋을 수 있으나 택시기사에겐 타격이 클 수 있는 플랫폼이다. 
 
플랫폼 경제가 택시기사들에게만 생각지 못한 변화를 준 게 아니다. 어느 날부터 오프라인 상점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기업은 가만히 앉아 도매상에게 물건 납품하기만 할 수 없게 되었다. 온라인 오픈마켓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오프라인이 다 죽어가게 생긴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온라인 마켓을 활용하게 되었다. Online to offline, offline to online 즉 O2O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하는 것이다. 
 
O2O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한 사례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마존이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오픈마켓이라 할 수 있는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는 것이다. 고객의 온라인 상거래 패턴은 자사에서 엄청나게 축적된 데이터로 예측이 가능하고 그걸 바탕으로 매우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아마 아마존은 그것으로 성에 안 차는 모양이다. 거대 공룡은 그만큼 많이 먹어야 하고 그래서 멸종을 했다는데 그걸 인간은 잘 못 배우는 모양이다. 아무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을 이용하고 있어 그들의 상거래 패턴은 아마존 입장에서는 미지의 세계라는 것이다. 그래서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상거래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단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이제는 온라인 비즈니스가 너무도 일반화되어 e-비즈니스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20세기 말엔 이 단어가 매우 신선한 단어였을 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금광 신드롬으로까지 이어졌다. 누구나 e-비즈니스에 뛰어들면 돈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거의 다 망했다. 환상은 실체가 없으니 망할 수밖에. 인터넷 네트워킹 안으로 사람들만 끌어 모으면 돈이 될 거라는 환상은 한 순간에 펑 하고 사라졌다. 마냥 공짜로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정액제 요금을 물리면 회원들이 떠나갔다.
 
하지만 e-비즈니스는 어차피 비즈니스의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도래했고,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방법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리고 e-비즈니스란 단어를 굳이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e-비즈니스화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의 변화 자체는 결코 선도 악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움을 겪을 수는 있지만, 결국 적응하며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염려스러운 것은 온라인 네트워크 시스템에 노출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예측 가능한 타겟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단순한 상거래에만 활용이 된다면 나쁠 건 없다. 내가 사고 싶은 제품을 AI가 더 잘 알고 선택을 해 주는 것이 어느 측면에선 효율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지 오웰의 <1984>로 가고 있다면 그건 매우 끔찍한 일이라 하겠다.

구글이나 애플은 이제 어떤 국가보다 거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맘만 먹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들이 가진 데이터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네트워크로 인해 매우 flexible하게 변한 우리의 현 세계는 매우 아날로그한 국가 시스템을 존속하게 할 것인가? 가장 변화에 둔한 정치와 관료사회는 과연 무너지게 될 것인가? 그리고 자기 살기 바빠 세상의 변화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는 인류는 소수의 공룡에 의해 생길 수 있는 디스토피아를 맥없이 받아들이고야 말 것인가? 
 
책을 읽으며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이 신기했으나 머릿속은 매우 복잡해졌다. 속도조절이 안 되는 차를 타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요즘 우스갯소리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빨리 지구를 떠나야지. 너무 이상한 세상이 상상이 되기 때문이고 그것을 막을 재간이 나 자신에게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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