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기까지, ‘유토피아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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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기까지, ‘유토피아 실험’
  • 전이음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28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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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유토피아 실험’ 표지 이미지 / 사진 = 쌤앤파커스
책 ‘유토피아 실험’ 표지 이미지 / 사진 = 쌤앤파커스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전이음 칼럼니스트] 지금까지 지구는 크게 5차례의 대량멸종을 경험했다. 대량멸종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75%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페름기에 닥친 타격이 가장 규모가 컸다. 그리고 대량멸종이 다시 한번 발생한다면, 이번에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인간이 될 것이다. 즉, 우리가 기억하게 될 최후의 종말은 인류세의 종말이다.

인류의 몰락을 예견하는 이론과 주장은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를 식량이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는 맬서스의 인구론부터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론까지. 대중들에게도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각종 예측은 익숙하다. 우리 종의 운명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리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몰락의 징후를 읽고 미리 대비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어떤 사람들은 곧 닥칠 재난과 종말을 지금 즉시 대비해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종말론을 믿는 열광적인 신도뿐만이 아니다. 금융위기와 환경파괴 등 전 지구적인 위기를 문명 붕괴의 징조로 읽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책 <유토피아 실험>의 저자는 그런 믿음을 가진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모의실험’을 감행했다. 현대 문명이 붕괴하고 인류가 최신 인터넷, 정수시설, 은행 등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로 다짐한 것이다. 그는 대학의 부교수직을 그만두고, 집을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 이렇게 돌아갈 퇴로를 다 끊은 다음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에서 본격적으로 ‘유토피아 실험’을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참여를 희망한 지원자들은 직접 식량을 경작하는 등 생존에 필요한 일을 해결해야 했다.

이 실험이 성공으로 끝났다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심각한 우울증을 겪으며 도중에 캠프를 떠났다. 그가 자신의 실패와 실패 원인을 직면하고 인정한 뒤 책으로 정리하는 데 6년의 세월이 걸렸다. 책은 ‘인류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거시적인 대상보다 일상에서 미끄러졌다가 복귀한 한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 과연 야심만만한 실험은 왜 좌절로 끝나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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