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당신은 조종당하고 있다, '타겟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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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당신은 조종당하고 있다, '타겟티드'
  • 전이음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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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타겟티드’ 표지 이미지 / 사진 = 한빛비즈
책 ‘타겟티드’ 표지 이미지 / 사진 = 한빛비즈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전이음 칼럼니스트] 내가 내린 선택은 정말 나의 결정일까. 우리는 가끔 궁금해하곤 한다. 주변인과 사회의 압력에서 벗어나는 것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개인의 주체성은 중요한 화두다. 

세계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선택권이 우선순위에 놓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평등하고 공정한 투표를 통해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고,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옵션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시민들은 똑똑한 유권자이자, 현명한 소비자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와 자유는 어쩌면 허상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자유를 위한 첫걸음은 자신에게 미치는 외부의 영향력을 의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타깃’이 되기 십상이다. 빅데이터 산업이 제시하는 ‘맞춤형 서비스’라는 청사진 뒤에는 잠재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 정치적인 의사 결정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과 예측을 기반으로 한 소위 맞춤형 광고와 선전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책 <타겟티드>는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의 부흥과 몰락을 통해 데이터 산업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디스토피아의 모습을 일별하게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도왔으며 브렉시트와나이지리아, 가나, 멕시코 대선 등에 개입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는 클라이언트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정치 무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심리 테스트를 통해 수집한 5,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사들였고, 사람들의 성격과 성향을 세밀하게 분류했다. 데이터 기반 ‘성격 프로파일링’은 곧 이들의 정치 컨설팅 도구로 사용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영국은 유럽 연합을 탈퇴했고,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됐다. 책은 트럼프의 돌출된 발언이 아니라 유권자를 겨냥한 치밀한 심리 공작이 그의 당선비결이었다고 강조한다.

3년 반 동안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사업 이사로 일했던 저자는 ‘당신의 데이터를 소유하라(#OwnYorData)’ 운동의 창시자가 되었다. 책에서 자신이 경험한 여론조작의 실태를 고발하며, 첨단 기술과 정치권력, 거대 자본의 결합이 만든 파국적인 결과를 증언한다. 개인이자신이 소유한 데이터의 가치를 깨닫고, 데이터 주권을 지키며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이 그가 바라는 이상적인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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