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갱년기 직접 겪어 봤어?' - 갱년기,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하늘과 땅'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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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갱년기 직접 겪어 봤어?' - 갱년기,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하늘과 땅' 차이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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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갱년기 직접 겪어 봤어?’ 표지 이미지 / 사진 = 비타북스
책 ‘갱년기 직접 겪어 봤어?’ 표지 이미지 / 사진 = 비타북스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갱년기 직접 겪어 봤어’란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목차를 훑으며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거의 10년 동안 내가 겪었던 온갖 몸의 이상이 다 나오는 것 아닌가! 오십견, 두통, 팔저림, 피부가려움증 등 여러 가지 증상이 지나갔고,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지금도 안면홍조는 여름이면 정말 곤혹스럽다. 책을 읽다보니, 쉽게 피곤하고, 수면의 질도 나빠지고, 별로 먹는 것도 없는데 살이 찌는 등 별의별 증상을 다 겪으며 지난한 갱년기 터널을 지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만약, 10년 전에 이런 책을 읽었다면, 증상이 나타나도 당황하지 않고 좀 더 잘 대처를 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갱년기를 겪지 않은 세대라면, 이런 정보를 복이라 생각하고 꼭 읽어 미리미리 인생 후반전을 잘 준비하기 바란다. 지금 갱년기를 지나는 여성이라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책이 주는 정보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건강과 관련된 책을 다양하게 읽는 이유가 있다. 같은 상황에 대한 처방이 전문가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때로는 거의 180도 다르기도 하다. 그럼,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렸을까? 그렇지 않다. 어차피 완벽한 이론은 없으며, 한 전문가가 아무리 오랜 임상을 통했다고 해도 모든 경우의 수를 알 수는 없다. 따라서 이런 생각도 저런 생각도 들어보며, 내게 맞는 건 어떤 것일까 스스로 알아내는 것은 내 몫이다. 그래서 가리지 않고 읽는다.
 
예를 들어, 아침 식사를 꼭 먹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는 자기 몸에 직접 실험을 해 보면 된다. 내 경우는 젊었을 때는 아침을 먹는 것이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갱년기를 지나며 달라졌다. 아침밥이 부대끼기 시작했다. 절대 저녁 늦게 뭘 먹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침밥이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억지로 먹었다. 먹어야 좋다니까. 그러다가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따라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속이 편했다. 그래서 두 끼만 먹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현미밥을 먹어야 한다고 아주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마치 백미로 지은 밥은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속이 좋지 않을 때 백미 밥을 뜨거운 물에 말아 김치와 먹으며 속이 편해지는 경험을 자주 했다. 이 책에도 백미는 아주 좋은 소화제라고 한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소화능력이 떨어지니 현미는 지양하라고 한다. 소화력이 약한 내게는 이 책 저자의 말이 맞는 셈이다.
 
최근 ABC주스를 마시면 뱃살이 빠지고 다이어트에 대단히 도움이 된다는 정보가 회자되었다. 시도해 보았다. 며칠은 좋았다. 그런데 점점 나의 냉한 속은 생야채와 과일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을 보니 위장이 약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야채를 생으로 먹지 말고 데치거나 익혀서 먹으란다.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ABC주스가 좋아도 모두에게 좋은 건 아니라는 말이다. 
 
갱년기 증상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고 같은 증상도 강도가 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건강에 대한 일반적인 담론이 갱년기를 겪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갱년기 증상이란 것 자체를 잘 모르면, 몸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낯선 상황에 때로는 매우 당혹스러워 할 수 있고, 때로는 반대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다. 혹은 갱년기에는 맞지 않는 건강 상식을 따라하다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갱년기를 잘 다스리는 것, 즉 인생의 긴 여정의 중간 지점에서 다음 반생을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잘 정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무이다. 이 의무에 소홀하다가는 혼자만 고생하는 게 아니라 주변 가족을 매우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폐경기 여성들은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안면홍주 등 다양한 신체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며, 신경질과 우울증 등 정신적 증상도 나타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우울해지고 자신감이 없어진다. 매사에 예민하고 짜증을 잘 낸다. 잠이 잘 들지 않고 자다가 자주 깬다. 입맛이 없고 잘 체하며, 주기적 복통도 나타난다. 손발이 차가워지는 등의 순환장애도 발생한다. 어깨 결림이 심해지고, 뒷목, 등, 허리가 아프며 뼈마디가 쑤신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뻣뻣하여 주먹이 안 쥐어지며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프다. 요실금이 생기며, 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리고, 수면 중 두세 번씩 소변을 보느라 일어난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증상이 있다. 상상을 해 보자. 이런 증상이 지속될 때 느끼게 되는 늙어간다는 느낌, 뭔지 모를 좌절감, 상실감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때로는 정말 견디기 힘들기도 하다. 그럴 때, 갱년기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좋은지를 알고 있다면, 극복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면, 이 시점에 나타나는 증상은 큰 질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고, 퇴행성관절염, 치매, 혈관질환 등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저하되고, 몸에서 분비되어야 하는 여러 가지 호르몬이나 항산화물질도 제대로 나오지 않게 되므로 빠르게 노화가 진행되어 노후의 삶이 매우 고역스러울 수 있다. 목숨의 연장이 장수는 아니다. 따라서 건강한 장수를 위해 자신의 갱년기를 잘 파악하고 가장 알맞은 대처법을 찾아내어 노후의 삶을 준비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저자는 한의사로 특별히 갱년기를 전공하고 연구한 사람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 갱년기 여성들을 주로 치료한 전문가이다. 따라서 다양한 임상 사례를 근거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갱년기를 준비하거나 갱년기를 잘 극복하려는 사람이라면 읽었을 때 매우 유익할 것이다. 
 
쉰 살이 넘어가며 엄마가 이상해졌다거나 아내가 지나치게 예민해졌다고 느끼는 자녀나 남편이 있다면, 역시 읽어보면 엄마 혹은 아내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숫자에 불과한 100세 시대는 모두에게 오히려 불행이 될 수도 있다. 양질의 삶이 보장된 장수를 위해서라도 갱년기를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 이 책이 좋은 안내서 혹은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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