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역사는 ‘이불킥’, '인간의 흑역사'
상태바
[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역사는 ‘이불킥’, '인간의 흑역사'
  • 전이음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26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 ‘인간의 흑역사’ 표지 이미지 / 사진 = 윌북
책 ‘인간의 흑역사’ 표지 이미지 / 사진 = 윌북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전이음 칼럼니스트] 52일 동안 비가 내렸다. 역대 최장기간 동안 이어진 이번 장마는 단순한 장마가 아니라 기후변화가 그 원인이라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 기후변화가 초래할 암울한 미래에 대한 예언은 한두 번 반복됐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겪고 나서야 많은 한국인이 파괴력을 피부로 느끼고,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로 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계 어느 곳의 누군가는 아직도 기후변화 음모론을 주장하거나 문제의 심각성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을 편다.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은 환경 파괴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자원고갈론’은 이 섬의 몰락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가설이다. 섬에 거주하던 폴리네시아인들이 경쟁적으로 석상 세우기에 몰두했고, 석상 운반을 위해 해안가의 나무를 마구 잘라내면서 섬의 자연환경이 황폐해졌다는 것이다. 사람 역시 그 땅에 머무를 수 없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인간은 역사의 동물이다. 과거를 기록하고, 과거의 실수를 배우며 미래의 실책을 예방하려 애쓴다. 하지만 ‘과거에서 배운다’는 명제가 늘 유효한가. 과연 21세기의 인류가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인류는 대를 이어 흑역사를 생성하고, 늘 비슷한 헛발질을 되풀이한다. 책 <인간의 흑역사>의 저자는 근본적인 이유가 인간의 사고능력이라고 진단한다. 창의력과 패턴을 읽는 능력은 눈부신 발견과 발명을 통해 인류의 발전을 끌어낸 고마운 특성이다. 

문제는 인간이 패턴이 없는 곳에서도 패턴을 읽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미 아는 지식과 정보에 근거해 생각하고, 자신의 믿음에 합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집단 압력에 굴복하는 등 각종 인지적 오류는 인간의 눈을 흐리곤 한다.
 
저자는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등 각 영역에서 인간이 ‘재난’ 그 자체로 눈부시게 활약했던 실패의 역사를 다룬다. 개인과 집단의 바보짓은 유례가 깊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닫는다. 시대와 문화권을 넘나드는 선조의 실패가 오늘날 우리가 저지르는 바보짓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언제든 실수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인정하자. 새 출발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전문가 서평] '청소년을 위한 경제학 에세이' - ‘경제’라는 단어가 낯선 당신에게 권하는 책
  • 제7회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개막식 공연 내용 및 사회자 확정
  • [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아름다운 업데이트,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전문가 서평] ‘몸에도 미니멀리즘’ - 내 몸에 실천하는 무소유
  • 비즈니스북스, ‘나는 무조건 성공하는 사업만 한다’ 출간
  • 좋은땅출판사, ‘다독임’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