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부모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 아이는 귀한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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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부모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 아이는 귀한 손님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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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부모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표지 이미지 / 사진 = 유유
책 ‘부모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표지 이미지 / 사진 = 유유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이런 저런 교육에 대해 훈수를 두는 책은 읽기가 참 조심스러워 손이 잘 안 간다. 그런데 현재진행형인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성인이 다 된 아들을 두었음에도 여전히 그 나이에 맞는 엄마의 역할에 고민을 하고 살고 있다. 성인이 된 아들의 엄마 노릇이란, 아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100% 객관화하여 합리적이라고 판단이 되면, 약간의 부족함이 보여도 서슴없이 수용하고 따르는 것이라는 데 이르렀다. 물론, 앞으로 또 다른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고착화되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다. 부모는 죽을 때까지 되어가는 중인 역할이다.

아이는 그저 정자와 난자의 산물이 아니라 자신들을 찾아온 귀한 손님이라는 의식을 가진 부모에게라면, 이 책이 그 손님을 어떻게 대접하고 어떻게 떠나보내야 하는지, 그리고 평생을 그들과 어떻게 교류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여전히 부모가 되어가고 있는 중인 저자의 육성이 많은 사람들을 깨워, 허투루 아이를 생산하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15,6년 전부터 발도르프 교육에 대해 피상적으로나마 알고 있었고, 몇 권의 책도 읽어 보았으며, 발도르프 교육을 하고 있는 수도권의 한 유치원을 조사하며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우리 아이가 어릴 때 이 교육에 대해 알았더라면, 실수를 조금은 더 줄이며 양육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생겼더랬다.

그런 측면에서, 아이를 키우는 지금의 부모들은 복된 사람들이다. 이런 정보들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책에도 있듯이, 좋은 건 알지만 이렇게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되기란 매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에 대해 알았다고 해도 자기합리화하며 애들은 방치될 가능성이 많을 것이란 얘기다. 아마 저자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단 한 사람의 엄마 혹은 아빠의 깨어남을 위하여 저자는 글을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누구든 자고 있으면 ‘되어감’이 잠시 멈추지만, 깨어나는 순간, 다시 ‘되어감’도 작동하게 된다. 사람은 결코 죽을 때까지는 성장이 끝나지 않는 존재이다. 끊임없이 자각할 수 있는 훈련만 되어 있다면, 사람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이 참으로 암울하게만 보이다가도 자각하는 능력이 인간에게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희망이 생긴다. 발도르프 교육의 창시자 슈타이너는 그러한 인간의 능력을 꿰뚫어 본 사람이며, 그것이 어려서부터 잘 단련되게 하여, 지속적으로 ‘되어가는’ 사림으로 아이들이 자라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다만, 사람은 저마다 자각하는 깊이나 속도가 다르다. 따라서 되어가는 깊이나 속도 또한 다르다. 그 다름이 존중되고, 그 보폭이나 속도를 인정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어야 한다. 처음엔 빠른 것 같던 사람도 10년, 20년이 지나면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어려서는 느려도 그렇게 느릴 수 없다고 생각되었던 사람이, 어른이 되어 놀라운 발전을 이루는 사람도 있다. 어떤 아이는 하나를 배우면 바로 다음으로 나아간다. 또 어떤 아이는 열 개, 스무 개를 배워 자신이 원하는 퍼즐이 맞춰져야만 다음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어떤 아이는 주는 대로 잘 받아들인다. 또 어떤 아이는 주는 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주어진 것을 자기 식으로 다시 재구성해 버려야만 만족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이러한 다름 속에서 아이들이 매 순간 진실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게 돕는 것, 그것이 교육이다. 교사가 혹은 부모가 원하는 것으로 아이들을 몰아넣는 것은 결코 교육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후자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있을까! 저자 역시 초등학교 교사로 그러한 고민에 빠졌던 것 같고, 마침내 참 교육을 발도르프 교육에서 찾은 모양이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아이를 뉘어 놓고 자르거나 늘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대부분의 사람들 속에서, 그것을 거부할 근거를 발도르프 교육에서 발견한 것이다. 아이를 사랑한다고 말은 하는데, 하는 행위를 보면 집착에 불과한 변질된 사랑, 폭력이 된 사랑으로부터 아이들을 구원할 방법을 발도르프 교육에서 찾아낸 것이다.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의 교육은 어른이 되도록 돕는 것에 있다. 그 중 하나가 교과 학습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의 현주소는 ‘어른이 되도록 돕는 것’ 중 하나일 뿐인 교과 학습에만 치중되어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어도 부모의 정서적 지배 아래서 벗어나지 못한다. 대학생 때 뿐이랴! 서른, 마흔이 되어도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그러니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여, 곧 아이를 낳게 되는 부모들이여! 정말로 자식이 소중하다면, 자식이 제대로 어른이 되도록 돕기를 바란다. 그때 도움이 필요하다면, 발도르프 교육을 참고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물론, 여러 가지 교육 모델이 있다. 그런데 발도르프는 상당히 독특하고, 창의적이며, 친환경적이고, 인간 내면의 보이지 않는 곳까지 건드리는 교육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 또한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 왜곡될 수 있고, 변질될 수 있다. 하지만 순수하게, 진심으로 그리고 겸손하게 접근하기만 한다면, 발도르프 교육은 부모를 변화시키며, 아이를 제대로 자라게 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교육 모델이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젊은 부부가 네다섯 살 먹은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경우를 본다. 그런데 간혹, 식사 내내 아이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고, 부모와 아이는 아무런 대화가 없는 모습을 본다. 아이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밥도 제대로 먹지 않는다. 곁에서 부아가 치밀어 한마디 해주고 싶지만 참는다. 자식을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사람들이다. 그 아이는 참 불쌍한 아이다.

인구절벽이라고 걱정들이 많다. 아이를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다면, 아이를 함부로 낳지 않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이를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어지는 세상이 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물론, 어린아이의 인권이 중요시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으며, 지금처럼 어린아이가 대접을 받는 시대도 흔치 않다.

그래도 여전히 미흡하다. 나이만 먹은 어른, 왜곡되고 뒤틀린 어른이 아닌, 어린아이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어 그들이 바르게 성장하고 성숙한 어른이 되도록 하려면,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이런 유의 책을 읽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그러한 세상이 조금은 더 빠르게 도래하지 않을까! 이 책이 그런 의식의 깨움에 일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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