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엄마는 이제 졸업할게’ - 졸모는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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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엄마는 이제 졸업할게’ - 졸모는 빠를수록 좋다!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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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엄마는 이제 졸업할게’ 표지 이미지 / 사진 = 해의시간
책 ‘엄마는 이제 졸업할게’ 표지 이미지 / 사진 = 해의시간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많은 경우, 엄마가 안 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엄마가 안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맞다. 그런데 평생 자식에게 짐만 되는 엄마도 상당히 많다. 짐만 되면 다행이다. 온갖 폭력과 폭언으로 자식을 여러 모양으로 병들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 제목처럼, 제발 우리 엄마는 엄마로서 졸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을 자식이 가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하면, 특히 엄마들은 혹시 내 자식이 하루라도 빨리 자기들로부터 엄마가 졸업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는 반성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제대로 된 엄마란 어떤 엄마일까, 책 속의 많은 엄마들을 통해 각자가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상황과 개성에 따라 알맞은 엄마는 무한할 정도로 많을 것이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 자식이 가장 원하는 엄마란 어떤 엄마인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답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질문에 답을 잘 하려면 결국 내 자식을 제대로, 바로, 깊게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개인적으로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졸모를 추천합니다’란 글을 쓴 엄마가 맘에 들었다. 그 엄마는 딸이 네 살, 아들이 세 살 때 졸모를 했다고 한다. 그 방법은 평소 아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 것이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게 실패의 원인을 짚어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물론 엄마까지 끈기와 인내가 자랐다.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습관으로 만들고, 소소한 집안일을 함께 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렇게 자라 성인이 된 딸과 아들이 존경하는 사람은 바로 엄마라고 한단다. 이 엄마는 천하를 얻은 사람이다. 얼마나 멋진 엄마인지!

또 어떤 엄마는 ‘자식을 삶의 보람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자식을 키웠다고 한다. 좋은 엄마의 예시라고 하겠다. 부모가 자식에게 ‘너 때문에 내가 산다’란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그 말이 주는 부담감을 안다면 그런 소리 못한다. 왜 엄마 혹은 아빠의 사는 이유가 ‘나’때문이어야 하는지, 그럼 ‘나’는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지 매우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부부가 사이가 좋은 경우는 대개 이렇지 않다. 편모, 편부일 때 혹은 부부 사이가 매우 나빠 엄마 혹은 아빠가 자신의 불행을 자식으로 대체하려고 할 때 이런 경우가 많다. 그것은 매우 이기적인 자기 욕구 충족이며 더 나아가 폭력일 수 있다. 다시 말해, 부모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사는 것이 최고의 부모 노릇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책에는 선천적으로 큰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의 엄마가 자주 나온다. 이분들은 졸모는커녕 자신이 아이보다 먼저 죽을까 그게 더 걱정이다. 지인 중에도 그런 분이 계시다. 30년 가까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노모는 엄청나게 건강을 챙긴다. 이유는 단 하나다. 아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며, 아들보다 먼저 가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아들보다 뒤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소원이고 바람이다.

이 노모는 80이 넘었으나 매일 경구를 외우며, 1시간 이상 독서와 피아노연습을 한다. 여러 가지 실내운동을 빠지지 않고 꾸준히 한다. 먹는 것도 몸에 해롭다는 것은 다 가려 잡수신다. 그래서인지 이빨은 1-2개 외엔 모두 정상이다. 얼굴은 누가 봐도 60대 중반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인다. 엄마를 졸업한다는 것이 자식이 스스로 자립하게 두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이 엄마는 그러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다. 하지만 훌륭한 엄마이며, 병든 아들은 불행 중에 이런 엄마를 둔 것이 큰 다행인 것이다.

내 경우에는 아들에게 어려서부터 경제관념이 생기게 하는 데 매우 신경을 썼다. 한 번도 허투루 10원도 줘 본 일이 없다. 명절이면 누구도 아이에게 용돈을 주지 못하게 했다. 스스로 뭔가 대가를 지불하고 돈을 얻는다는 것을 배우게 했다. 그리고 늘 대학은 스스로 다니라고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일렀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으로 공부를 하든 그러지 못하겠으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대든 성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별난 엄마라는 소리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2만5천 원의 밑천을 가지고 4,5년 간 장사를 하여 수천만 원을 벌기도 했고, 그런 중에 학업에도 최선을 다해 돈을 들이지 않고 학업을 마치기도 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근거는 바로 인간에겐 캐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많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부모가 뭐든 자식을 대신해서 하려는 것은 자식이 가진 가능성을 짓밟는 악한 행위다. 사람이 가진 저마다의 자율성은 크기나 깊이, 종류나 색깔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셀 수 없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렇다, 인간은 가능태이다. 그걸 망칠 수 있는 자격은 부모에게 결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는 하루라도 빨리 자식에게서 졸업해야 좋다. 스무 살, 서른 살이 넘도록 ‘저 자식은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소리를 하는 부모라면 실패한 부모다. 장애가 있는 자식도 아닌데 나이만 먹었지 철이라곤 손톱만큼도 안 든 어른이 되게 하면 되겠는가! 장애가 있는 경우라도 부분적으로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야 하는 게 부모다.

자식이 독립된 인격체로 어른이 되게 돕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당장 내가 간섭하고 도와주는 게 훨씬 쉽다. 그래서 그러다가 자식을 어른아이로 만들고 마는 것이다. 앞에 예를 든 엄마처럼, 독립된 인격체가 되도록 돕는 과정에는 부모의 끈기와 인내가 반드시 따라주어야만 한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엄마는, 아빠는 각오를 해야 한다. 아이는 결코 내 소유물이 아니며, 반드시 성장하여 어른이 되어야 할 존재다, 그러니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아이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열어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부모가 되는 것이다. 이런 각오로 살 수 있다면, 그 엄마, 아빠는 졸업을 하니 어쩌니 할 필요도 없다. 아이가 나이가 드는 만큼, 가장 알맞은 엄마, 아빠 역할을 알고 그렇게 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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