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우주날씨 이야기’ - 우리 삶에 관여하는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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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우주날씨 이야기’ - 우리 삶에 관여하는 신비
  • 정훈 문헌연구가
  • 승인 2020.05.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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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주날씨 이야기’ 표지 이미지 / 사진 = 플루토
책 ‘우주날씨 이야기’ 표지 이미지 / 사진 = 플루토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정훈 칼럼니스트] 고위도 및 극지방에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면 부드러운 실크 커튼처럼 흐드러지게 내려 바람 따라 하늘하늘 흘러가는 듯한 빛무리를 볼 수 있다. 부드러운 초록빛이 검은 천 같은 밤하늘에 가득 수놓아지는 듯한 광경은 무척이나 경이롭고 현실성이 없는 것처럼 보여 마치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이나 아직 깨어나지 못한 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환상적인 모습 때문에 오로라를 보기 위해 찾아드는 방문객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 경이로운 자연현상인 오로라가 우주에서 벌어지는 우주날씨에 의한 대표적인 사건이며 우주에 나가지 않고도 지구에서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우주날씨란 말 그대로 우주공간의 날씨를 의미한다. 정확히는 태양계의 중심을 이루는 태양의 활동에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우주환경을 말한다. 지구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의 날씨에는 온도, 습도, 강수량이라는 세 가지 기본요소가 존재하는 것처럼 우주날씨에는 태양이 방출하는 자기장, 입자, 전파라는 ‘우주날씨의 3요소’가 존재한다. 우주날씨의 3요소는 우주날씨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이며 우주날씨를 예보하는 기준이 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우주날씨가 무슨 의미일까. 지상의 날씨도 정확하게 예보하기 어려운데 갑자기 우주날씨에 대해 언급하니 의아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 ‘현대문명’을 살아가는 우리는 우주날씨와 무관하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지구의 날씨보다 우주날씨가 더 중요한 면이 있다.

지난 2018년, 대한항공에서 항공승무원으로 근무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A씨가 산업재해신청을 했다. 2009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A씨는 승무원으로 6년간 북극항로를 다니며 우주방사선에 피폭된 것과 야간·교대 근무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태양의 활동으로 태양풍이 지구를 향해 불어닥친다. 태양풍은 전자, 양성자, 헬륨 등의 원자핵으로 이루어진 입자의 흐름이며 전하를 띤 입자들의 흐름은 전류가 되는데 에너지가 높은 전하들의 빠른 흐름을 달리 표현하면 방사선이다. 태양풍은 보통 지구의 자기장에 가로막히기에 지상에서 생명이 살아갈 수 있다.

문제는 지구의 자기장이 남극지방에서 북극지방으로 흐르는데 이 흐름을 따라 태양풍이 흘러들어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극지방은 지구에서 태양풍이 가장 강력한 곳이며 곧 우주방사선이 강력한 지역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적기들은 미국 동부노선의 귀국 편에서 주로 북극항로를 이용한다. 북극을 거쳐 지나가는 항로가 가장 짧기 때문이다. 항로 거리가 짧으면 그만큼 연료를 적게 실을 수 있고 그로 인한 여유무게만큼 승객이나 화물을 더 태울 수 있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는 북극항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비행기를 간혹 이용하는 일반이용객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비행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승무원들에게는 유의미한 양의 방사선이 노출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극항로는 통신 장치와 항법 장치들이 오작동을 일으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다른 항공로보다 훨씬 높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우주방사선은 생명 뿐만 아니라 지구 주위를 맴도는 인공위성에도 영향을 끼친다.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입자들이 위성체의 표면에 직접 닿으면 위성체가 고장나거나 성능이 나빠질 수 있다. 특히 인공위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전지판의 성능이 나빠져 먹통이 될 위험이 있다. 2003년 10월에 발생한 할로윈 폭풍이 인공위성 본체와 탑재체들에 미친 영향을 나사에서 정리한 목록에 따르면 당시 34개의 위성 가운데 59퍼센트의 위성 본체와 18퍼센트의 탑재체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는 시스템 오류부터 태양전자판 수명 감소, 그에 따른 위성 자체의 수명 감소 등으로 다양하고 광범위했다.

또한 태양폭발로 발생한 전파로 인해 지상의 무선통신이 교란되고 항법 시스템에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더불어 지구 자기장의 세기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류가 급증하여 지상 전력망에 과전류가 흘러 전력망이 손실되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우리는 지상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지구인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문명은 우주의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날씨예보, 통신, GPS 등등 이제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문명의 이기들은 인류가 쏘아올린 각종 인공위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인공위성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우주날씨는 현대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강력한 태양폭발로 인한 우주날씨의 변화는 비단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인공위성 뿐만 아니라 지상에 존재하는 통신 및 발전시설에도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이 지구에 존재하는 각 국가의 정부는 기간산업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주날씨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현대문명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매일 아침 그날의 날씨를 체크하는 것처럼 우주날씨 역시 체크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황정아 교수의 <우주날씨 이야기>는 생소한 개념과 전문용어가 다수 등장하기에 쉽게 읽어내릴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당신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현대사회의 일원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우주날씨에 대해 친근하게 풀어 설명하는 책이다. 뿐만 아니라 우주날씨를 연구하는 연구원의 일원이기도 한 저자가 설명하는 연구현장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전한다. 우주날씨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지금의 일기예보처럼 누구나 신경써야 할 정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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