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가벼운, 재미있는, 유익한 정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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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가벼운, 재미있는, 유익한 정보 가득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5.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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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표지 이미지 / 사진 = 트로이목마
책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표지 이미지 / 사진 = 트로이목마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정말 유쾌한 책이었다. 이렇게 재미나게 글을 쓰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럽다. 본인이 매우 유쾌한 사람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사람은 일부러 속이려 하지 않는 한, 자기 속에 있는 것을 뱉어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아!, 어?, 오호!’하는 감탄사를 연신 터뜨렸다. 그리고 폭소가 수시로 터져 나오는 바람에 옆에 있던 식구들이 뭐가 그리도 재미가 있느냐고 몇 번이나 물었다. 잘못 알고 있었던 정보가 수정되는 순간들이 짜릿했다. 한 동안 머리 아픈 글을 쓰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충분히 스트레스 해소가 되어 또한 좋았다.
 
가볍게,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유익하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여행 중 읽어도 좋을 책이고, 힘든 일을 하는 도중 짬짬이 머리를 식히기 위한 도구로도 괜찮은 책이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읽어도 크게 어렵지 않을 내용이다.

‘의식주’가 왜 ‘의식주’인지 처음으로 이 책을 통해 의식했다. 옷이란 인간의 생존수단 중 첫 번째였던 거다. 뜨거운 햇빛이나 차가운 바람으로부터 먼저 알몸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로 죽음으로 연결되는 거였다. 또 먹을 것을 구하고 싶어도 알몸으로 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고, 알몸으로는 거주할 집을 짓기도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의식주의 맨 처음이 ‘의’여야 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물론, 이제 ‘의’는 생존수단이기보다는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부등호가 움직였다. 그런데 먹는 문제는 아직도 충분히 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식의주’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옷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가 많았다. 드레스셔츠가 왜 와이셔츠로 불리게 되었는지를 알았다. 드레스셔츠는 속옷이라 그 안에 러닝셔츠를 입으면 안 된다고 한다. 원래 양복 정장은 드레스셔츠 위에 조끼를 입어 쓰리피스가 되는 게 정석이다. 이게 실용을 추구하는 미국인들에 의해 조끼를 안 입게 된 것이라고. 거기다 드레스셔츠의 둥근 밑단은 사실 팬티였다고 하는데 놀라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드레스셔츠 즉 와이셔츠는 속옷임에 틀림없는 거였다.
 
단추는 브로치의 조상이다. 양복 정장 소매에 굳이 단추를 달아놓은 것이 그 증거 중 하나다. 옷을 고정하는 용도로 단추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3세기다. 유럽인들은 단추의 새로운 사용법에 열광하여 옷에 촘촘히 단추 구멍을 내는 게 유행이 되었다. 심한 경우는 발목에서부터 목까지 수백 개의 단추를 단 사제복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옷 한 번 입으려면 수십여 분이 걸렸다. 서양 시대극을 보면 자주 단추가 엄청나게 많이 달린 옷을 보곤 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거기다 단추는 자신의 부와 권력을 자랑하는 것이라 귀족들은 단추에 가문 고유의 문장이나 금은보석으로 된 단추를 달았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실패한 이유가 장기전이 될 경우 러시아 날씨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프랑스군복을 주석단추를 달아 만든 것도 한몫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주석은 추워지면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추운데 단추가 깨졌으니 이후는 상상에 맡긴다.
 
세계사 책에 자주 등장하는 루이14세 초상화를 보면서 많이 웃었던 적이 있다. 거의 허벅지까지 스타킹을 신은 다리를 드러내놓고 높은 굽의 신을 신고 있는 게 매우 엽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대 귀족남성들은 스커트와 스타킹패션, 거기다 하이힐을 신었다고 한다. 특히, 루이14세는 자신의 각선미를 자랑하기 위해 많은 종류의 스타킹과 수천 켤레의 하이힐을 가지고 있었다니, 지금 남자들보고 그러라고 하면 아연실색하여 펄쩍 뛸 일이다.
 
식생활에 관해서도 새로 알게 된 내용이 많았다. 왜 유럽이나 미국은 식사주문 시 물도 돈을 받는지를 안 것이 그 중 하나다. 동양의 식사는 물이 식후에 마시는 보조 요소지만 서양에서 물은 음식과 함께 해야 하는 필수요소라는 것이다. 국물이 많은 음식은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라 생각하여 귀족들은 가급적 물기를 제거할 수 있는 굽기, 졸이기, 튀기기로 음식을 만들다보니 물이나 와인 등의 음료수가 식사 때 꼭 필요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서평전문지 모먼트 DB

이렇게 식사에 물이 필수요소인 서양식, 그래서 하루 2L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주장도 서구식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일러준다. 한국식 식사는 국과 물기가 많은 반찬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한국인은 굳이 억지로 물을 마시려고 해야 할 이유가 적을 뿐 아니라 신장이 좋지 않다면 오히려 나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쌀이 주식인 지역과 밀이 주식인 지역 중 밀이 주식인 지역에서 화폐 경제가 빠르게 발달한 이유도 알 수 있었다. 밀농사는 단위 면적 당 생산량이 낮다. 또 밀농사 지역 땅은 척박하여 목축을 병행해야 했다. 그러니 육식을 많이 하게 되었고, 저장술이 발달하지 못하여 썩은 고기도 먹어야 했다. 그래서 고기 냄새를 잡는 후추는 필수품이었고, 후추를 얻기 위해 인도를 찾아나서야 했다. 그 연장선상에 서구의 제국주의가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산타 할아버지가 굴뚝으로 어떻게 들락날락할 수 있었는지는 항상 궁금했다. 그 궁금증이 풀렸다. 유럽의 벽난로 굴뚝은 매우 면적이 넓었던 거였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에서 굴뚝청소부가 있었다는 게 생각이 났다. 이해가 되었다. 또 굴뚝을 내려오다 떨어져 뜨거운 물에 빠져 죽은 늑대 이야기도 가능했다. 서양의 난방시설은 우리의 온돌과 비교할 때 정말 비효율적이다. 주택의 바닥을 따뜻하게 함으로 얻는 좋은 점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의식주 외에도 스포츠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월드컵 경기를 할 때 양 팀 유니폼은 반드시 한 쪽은 밝은 색, 또 한 쪽은 어두운 색이어야 한단다. 그 이유는 아직도 컬러TV가 없는 저소득국가 시청자를 배려하는 것이라고 한다. 

웃으며 읽다보니 단숨에 책읽기가 마무리되었다. 책장을 더 넘기고 싶어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사람들과 쓸데없는 가십거리나 하며 대화하지 말고, 이런 정보를 나누며 좀 더 유익한 대화의 물꼬를 터뜨려보면 어떨까? 혹은 중요한 회의자리에서 보다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참석자들의 긴장을 푸는 용도로 사용해도 좋을 소재가 많은 책이다. 그러니 누구나 재미있게 읽고 좋은 정보를 얻어 실생활에서 잘 활용하면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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