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거짓의 숲,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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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거짓의 숲,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전이음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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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표지 이미지 / 사진 = 까치
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표지 이미지 / 사진 = 까치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전이음 칼럼니스트] 2차 세계대전이 끝으로 치닫고 있을 때, 쌍둥이 형제가 국경 근처 시골의 할머니집에 맡겨진다. 입이 거칠고 매정한 할머니는 아이들을 사실상 방치한다. 쌍둥이는 스스로 살길을 찾아 일하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자체적인 훈련을 진행한다. 굶주림에 익숙해지기 위해 일부러 먹지 않고, 번갈아가며 서로 때리고 맞는 연습을 하고, 집짐승을 죽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수완 좋고 영악한 그들은 자신들의 필요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어른들을 상대로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연민이나 공감을 발휘하진 않지만, 타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파악하고 그들을 돕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이 책의 1부에 해당하는 ‘비밀 노트’의 주인공인 쌍둥이의 이야기다. 어린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대담한 그들의 악행을 실용문처럼 간결하고 건조하게 묘사한다. 두 사람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으며, 문장의 주체는 계속 ‘우리’다. 

이렇게 두 사람이 한 몸인 듯, 그들의 세상에는 둘만 존재하듯 지내던 쌍둥이는 결국 이별을 경험하고, 이어지는 2부에서는 드디어 둘 중 하나인 루카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3부에서는 루카스를 찾아오는 클라우스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책을 구성하는 세 작품은 국내에 번역 출간되며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알지만 말하지 않는 것이 거짓말이라면, 자신이 모르는 삶을 지어내는 것이 거짓말이라면, 이 책을 읽는 것은 지독한 거짓말의 숲을 헤매면서 거짓말을 해독하는 일, 동시에 그 거짓말에 매료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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