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색의 유혹' - 색이 지배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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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색의 유혹' - 색이 지배하는 세상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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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색의 유혹’ 표지 이미지 / 사진 = 살림
책 ‘색의 유혹’ 표지 이미지 / 사진 = 살림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 칼럼니스트] 색깔이 마음을 움직인다, 기분을 좌우한다, 지갑을 열게 한다. 그래서 현대의 마케팅에서 제품의 기능이 비슷할 경우, 승부수는 디자인이 어떠냐에 달렸고, 거기에는 색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에 따라 움직이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각 중에서도 시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그렇다보니 갈수록 비주얼이 중요시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 책은 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사람들이 참고하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이 책이 말하는 색 이미지도 시대마다 변하기 때문에 ‘항상’ 그렇다고 함부로 속단할 필요는 없다. 한편, 색 이미지가 변해 왔다는 것은 색 이미지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현재까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알고, 그것을 토대로 색다른 요리를 해 내거나, 새로운 이미지 창조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드라마를 색에 입혀내어 제품을 돋보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어려서부터 빨강, 노랑, 파랑 같은 원색을 그대로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물건도 맘에 안 들었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너무 노골적인 느낌이 들었고, 상스럽게 여겨졌던 것 같다. 그런데 자연물이 만드는 빨강, 노랑, 파랑은 결코 싫지 않았다. 인공적으로 규정해 놓은 삼원색과는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아마 어린 마음에도 자연스러움을 벗어난 것이 불편했던 것 같다. 물론, 이것도 일종의 편견이다.
 
지금은 어울림 속에 있다면, 삼원색이 끼어들어도 받아줄 만큼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변한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빨강을 귀하게 여겨 왕족의 색으로 취급을 받았다는 것, 화나 액을 쫓는 색이라 부적에 빨간 글씨를 썼다는 것도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노랑은 중국의 황제 색으로 일반인은 사용도 못하게 했다는 것, 하지만 우리나라나 서양에서는 노랑에 부정적 정서를 드러냈다는 것도 또한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 싶다. 
 
결국, 색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다 인간의 편견이 만들어낸 신화요 이데올로기 비슷한 것일 뿐이 아닌가! 어떤 사람은 나무 이파리가 초록색인 것은 초록색이 인간에게 가장 편안한 색이라 신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했다. 글쎄, 과연 그럴까? 책을 보니, 녹색은 시야각을 가장 좁게 차지해 시야의 중심에 있지 않으면 감지되지 않아 눈을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녹색을 보면 마음이 편하고 눈이 어지럽지 않다고 했다. 쉽게 말해, 녹색은 인간의 눈이 쉽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개의 눈에는 녹색도 빨강도 회색 비슷하게 보일 것이니 이파리가 초록인 것을 인간을 위한 신의 뜻이라고 결부시킬 이유는 없는 것이다. 너무도 인간 중심적인 해석일 뿐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하지만 색에 대한 불필요한 편견 없이 색을 다루는 것을 어려서부터 놀이로 접목하는 것은 내 경험에 의하면, 매우 유익한 일이다. 교육에 극성스러운 어머니 덕분에 1960년대 말에 유치원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여러 모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지금처럼 글자 한 자, 영어 한 마디 더 가르치겠다는 이상한 유치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색을 가지고 놀 수 있었던 기억을 되돌리기만 하면,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6살 어린 아이로 돌아간다. 삼원색으로 다양한 색을 만들고 놀았던 즐거움을 어떻게 잊겠는가!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이후 고등학교까지 미술 시간에 구성 수업을 하면 가장 신나게 했었다. 색을 다양하게 만드는 작업은 다른 데서도 응용이 되었다. 틀에 박힌 것보다는 이것저것을 섞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아진 것도 유치원에서 색을 가지고 놀았던 경험 덕분이 아닌가 싶다. 실패를 하더라도 여러 가지를 섞어 시도하는 힘도 유년시절에 깨워진 것 같다.
 
그리고 패션이나 디자인 등 외적인 것에 별로 좌우되는 사람이 아님에도, 이제는 그림을 그릴 일도 없음에도,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 역시, 그 유년의 즐거운 기억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책의 모든 내용을 다 긍정했던 것은 아니지만, 색의 세계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더구나 색을 잘 다루는 것이 돈이 된다니 참으로 놀랍다. 하기야 음식만 하더라도 그릇에 담긴 음식의 색깔이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 막상 집어 먹었을 때 별 맛이 아니면 실망감이 더 크긴 하지만, 맛있게 만든 음식이라면 색의 조화가 더 잘된 음식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그런데 색이 주는 느낌이 반드시 편견인 것은 아닌 모양이다. 과학적으로 색깔은 각각 그 자체의 고유한 파장과 진동수가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색은 곧 에너지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색이 사람의 몸에 영향을 미쳐 편안함, 따뜻함, 차가움 같은 느낌을 실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기업에서 제품을 만들 때 컬러 마케팅을 안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밥만 안 굶고 살아도 좋겠다는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삶의 질을 따지는 시대이니 만큼 매일 봐야 하는 물건이 주인의 기분을 망친다면 그건 잘못된 선택임에 틀림없다. 
 
특히, 브랜드 충성도가 약할 때나 가격 차이가 적을 때, 충동적인 구매일 때 색깔은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한다. 말하자면, 색깔은 바로 그 제품이자 이미지가 되는 셈이다. 그러니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사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컬러 마케팅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품이 아닌 이미지를 파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게 좋은 것이든 그렇지 못한 것이든 세상이 그렇게 변했다.

앞으로 100년 뒤에도 이미지 마케팅이 통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히 잘 통한다. 그러니 좀 더 나은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하는 사람이라면 색의 위력을 무시하지 말아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영아기, 유아기 때부터 색감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놀이 교육에 더 신경을 쓰면 좋겠다. 조기 교육은 가랑비 옷 젖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가장 좋은 것이니, 기왕이면 교육 현장이 변하여 시대가 요구하는 색의 마술사들이 많이 양성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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