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 - 이 어려운 시대에 힘을
상태바
[전문가 서평]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 - 이 어려운 시대에 힘을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20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 표지 이미지 / 사진 = 아르테(arte)
책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 표지 이미지 / 사진 = 아르테(arte)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 칼럼니스트] 쓸데없는 해석으로 포장되거나 폄훼된 김구가 아니라 그의 솔직한 육성과 고백이 담긴 백범일지를 통해 만나는 김구는 감동의 사람이다. 그가 가졌던 민족의 미래에 대한 설계나 그의 이상은 아직 준비되지 못한 백성에 의해 더딜 수밖에 없는 거지만, 그가 바라본 이상적인 국민의 상은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자연발생적이라 보기엔 너무도 이상한 전염병이 일어나 전 세계가 마비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인들의 성숙한 대처가 돋보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더 백범을 만나고 보니 그가 바랐던 국민의 상에 현재 우리 국민들이 조금은 다가간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범일지를 쉽게 읽고 싶다면, 그래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상 김구를 통해 마음을 넓히고 이 어려운 시절을 잘 지내고 싶다면, 또 우리의 힘든 역사가 이런 이들로 인해 지켜지고 회복될 수 있었음을 다시 한 번 더 새김으로써 용맹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이 세상에는 참 다양한 천재들이 있다. 김구의 생애를 알게 될수록 애국의 성정도 타고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박완서 작가의 수필에 보면 일제강점기 어린 시절을 보낼 때 대다수의 백성들은 그저 나라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살았다고 했다. 이름을 일본어로 바꾸라면 바꾸고, 일본어로 가르치면 또 그렇게 배우고 살았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일본치하에서 입신양명하기를 바랐다. 그게 그 당시 이 나라 백성들의 실존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판세가 일본에 불리해진다는 소식이 조금씩 보급되던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자 비로소 백성들 중에는 깨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세상이었다. 
 
그런데 선생의 생애는 어땠는가? 벌써 어린 나이에 사회의 부조리에 눈을 떴으며, 동학에 입문하였으며, 국모를 죽인 일인에 대한 복수를 위해 일인을 단숨에 죽이는가 하면, 감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오히려 재판부를 향해 큰소리를 쳤다. 상해로 가기 전 세 번의 옥살이를 하는데 그 힘든 옥살이 중에도 책을 늘 가까이 했다. 일본 순사들을 통해서도 배울 것은 배웠다. 조국독립에 필요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비밀결사 도적떼를 연구하기도 했다. 가는 곳마다 학교를 세우고, 무지한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늦게 결혼하여 딸 셋과 아들 둘을 두었으나 딸 셋은 모두 일찍 죽었고, 큰 아들은 해방을 앞두고 중국 땅에서 죽어 결국 한 아들만 남았다. 아내도 모진 고생을 하다 중국 땅에서 병들어 죽었고, 어머니도 이역 땅에서 돌아가셨다. 그렇게 박하고 모진 운명의 회오리 속에서 오롯이 임시정부를 지키고 그 가솔들을 책임졌으며, 결국 임시정부의 체계를 바로잡고, 미군이 인정한 독립군을 키워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이봉창이나 윤봉길의 거사가 테러가 아닌 의거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 모든 것이 단순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삐걱대던 임시정부를 묵묵히 지켜낸 것도, 일본군을 피해 그 많은 식구들을 데리고 중국 땅 여기저기를 방랑할 때도 그는 중심을 잃어본 적이 없다. 오직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렸고, 고개를 숙여야 할 때는 고개를 숙였으며, 돌진해야 할 때는 누구도 막을 자가 없었다. 그리고 한 순간도 사리사욕에 눈이 먼 적도 없었다. 이건 타고나지 않았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김구가 그린 그림대로 미군과 독립군이 일본을 항복시켰다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랬다면 둘로 쪼개지지 않았을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김구의 목소리를 함부로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본다. 과연, 그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은 김구를 따를 수 있었을까? 그가 가진 이상은 너무 컸고 깊었다. 반면, 우리 국민들은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사리사욕에 혈안이 된 자들과 순수하게 민족만을 생각하는 김구를 분별할 능력이 제대로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걸 선생도 알았을 것 같다.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외세에 의한 독립이 아닌 자주적 독립을 일구어보려고 했을 것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그는 문화의 힘이 얼마나 위대하고 대단한 것인지 그 당시 이미 알았다. 그 점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놀라곤 한다. 어떻게 그런 암울한 시대에 찬란한 민족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었을까! 최근 한류가 온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음악, 뷰티, 음식 그리고 얼마 전에는 영화로도 세계를 평정했다. 이제는 한국을 못 사는 나라로 알고 있는 나라가 없을 것이다. 그의 생전에는 도저히 실현될 것 같지 않았던 그의 꿈이 조금씩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든다. 

이 책은 백범일지의 내용을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질의응답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그냥 백범일지를 읽는 것보다 아주 쉽게 백범일지를 이해할 수 있다. 백범일지 뿐 아니라 역사적 고증 자료를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보완한다. 또한 저자 자신의 식견을 담아 보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김구의 사상, 생애 뿐 아니라 우리의 민족사를 아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책만으로도 백범일지의 핵심을 다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이 책을 읽음으로써 백범일지 원본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김구 선생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정신을 일별하기라도 해야 한다. 그를 만나고 정신이 들지 않을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불끈거리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힘든 시국이다. 무엇으로도 위로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럴수록 백범 김구의 삶을 들여다보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서울문화재단, 코로나19 피해 예술인에 총 60억 지원
  • [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당신 곁의 그 사람, ‘근린 생활자’
  • [오피니언] 범우주적 친환경 로맨스, '지구에서 한아뿐'
  • [전문가 서평] '색의 유혹' - 색이 지배하는 세상
  • [전이음의 책 톺아보기] 파괴와 희망의 이름, ‘콜럼바인’
  • [전문가 서평]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