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가장 따뜻한 의료 기록,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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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장 따뜻한 의료 기록,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와 함께
  • 전이음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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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장애 #의학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표지 이미지 / 사진 = 알마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표지 이미지 / 사진 = 알마

[서평전문지_모먼트 = 전이음 칼럼니스트] 질병은 삶의 질을 저하하곤 합니다. 특히 정신질환은 환자를 외부환경으로부터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부터 단절시킵니다. 환자는 질병을 얻기 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되면서, 주체적 자아로서의 삶의 연속성을 상실합니다.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신경과 의사인 저자가 자신이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작품입니다. 책에서 소개되는 환자들은 당시 의료 수준으로 설명하기 힘든 희귀한 증상으로 고통받습니다. 그들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자는 밝혀지지 않은 병의 원인을 추론하고, 진찰과 연구를 통해 치료 방법을 강구하며, 비슷한 증상을 앓는 다른 환자의 사례를 덧붙입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그는 질병이 초래하는 기능적 저하를 건조하게 서술하는 대신 환자의 삶을 통합적으로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역행성 기억상실 때문에 기억력이 1분 이상 지속하지 못하는 환자를 관찰하며 인간은 기억만으로 구성되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투렛 증후군을 치료하자 이전의 활기를 잃게 된 환자를 만나면서 질병이 한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기도 함을 목격합니다. 뇌 기능에 대한 고전적이고 기계적인 관점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환자 자신이 써나가는 삶의 이야기를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방호복 너머의 구슬땀에 감사하게 되는 이때, 인간에 대한 저자의 깊고 따뜻한 응시와 성찰이 더욱 와닿습니다.   

- 건져낸 문장 : 겉으로 나타나는 장애는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종종 거짓말쟁이나 얼간이로 취급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감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같은 취급을 받는다.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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