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평] ‘우리, 독립책방’ - 낭만과 수익, 둘 다 되는 독립책방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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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우리, 독립책방’ - 낭만과 수익, 둘 다 되는 독립책방이 되었으면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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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 독립책방’ 표지 이미지 / 사진 = 북노마드
책 ‘우리, 독립책방’ 표지 이미지 / 사진 = 북노마드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 칼럼니스트]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것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가 습관을 잘 못 고치는 것도 그 연장선인 듯하다. 지인 한 분은 새 옷을 사면 바로 못 입고 묵혀서 입는다. 왜 그러냐니까 어색해서라고 했다.

책도 마찬가지로 종이책을 읽는 것을 보다 정서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e-book은 삭막해 보인다고도 한다. 그래서 점점 종이책이 줄어들고 전자책으로 바뀌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책은 종이책이라야 한다는 공식을 깨뜨리는 것에 죄책감 비슷한 것까지 느끼기도 한다.

서점의 대형화가 시작되던 시점에 작은 서점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다. 영화 <You've Got Mail>에도 그런 정서가 잘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사라진 작은 서점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사회 틈바구니로 다시 돌아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담은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 과거 학교 앞 작은 서점과는 결이 전혀 다르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개인적으로는 이런 서점을 찾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사람들 주변에 서점이 많아지고 그래서 책에 관심을 가질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문제는 작은 서점을 여는 사람들이 그저 한 번 해 보고 싶어서 책방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엄연히 이것도 사업인데 시작한다면 잘 되게, 수익이 제대로 나게 되도록 사업기획을 만들어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혹시 동네 작은 책방을 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객관적으로 이 사업을 해도 될지 말지에 대해 진단해 보는 기회로 이 책 속의 인터뷰를 잘 읽고 분석했으면 좋겠다. 잘 될 책방과 얼마가지 못할 책방을 예측해 보고,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왜 잘 되는지, 왜 안 되는지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장 처음 등장한 <책방 오후다섯시>는 주말에만 운영한다. 이런 케이스가 오래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평범한 회사원이면서 주말에는 친구의 스튜디오를 빌려 책방을 운영한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회계업무다. 뭐든 정리정돈을 잘 하고 꼼꼼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책방 운영에 관심을 가졌으니 아주 바람직한 경우인 것 같다. 오후 다섯 시 무렵의 지는 햇빛이 드는 창가에서 책을 읽으며 쉬어가는 손님의 모습에 힘을 얻는다고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책방 주인들에게 책을 고르는 기준을 묻자 십중팔구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라고 답을 했다. 그 점이 예전의 작은 책방들과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즉 예전의 동네 책방은 그야말로 ‘책 파는 곳’이었다면 지금 곳곳에 만들어지는 동네 책방은 운영자의 개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주변에 다른 동네 책방이 생겨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들 한다. 책방마다 다른 성격이라 찾아오는 고객도 다르다는 것이다. 작은 책방 운영의 어려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지가 가까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더 좋은 일이라고도 한다.

또 동네 책방들은 독립출판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직접 출판을 하는 곳도 여럿 있었다. 책방 운영자들 중 다수가 컴퓨터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거나 경험이 있다는 것도 작은 책방의 특징이었다. 각 책방마다의 개성이 하나의 문화가 되고 그 문화를 소비하려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서 동네 책방, 독립책방은 작지만 개성 있는 문화공간이 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뭔지 모르는 포만감 혹은 기분 좋은 만족감이 들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땡스북스’의 주인은 책방 운영을 위한 최우선 가치가 한결같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결같음을 유지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성장에서 비롯된다는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백조가 물에 떠 있음을 유지하기 위해 물 아래에서 쉬지 않고 발을 움직여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림책이라는 콘셉트를 지닌 책방도 있었다. 평소 그래픽노블, 그림책, 드로잉 아티스트에 관심이 많아 그런 책을 사 모았고 자연스럽게 책방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여행 책방도 있었다. 여행을 좋아하여 그렇게 테마를 잡았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모으고 모이면 여행을 하면서 보냈던 모양이다. 자기 일을 하다가 퇴근 후 세 시간만 여는 책방도 있었다. 책을 매개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을 지향하는 주인장도 있었다. 책을 통해 만들어지는 사회, 책 자체가 하나의 사회가 되는 공간을 자신의 책방을 통해 만들고 싶다고 한다.

지방에는 드문드문 독립책방이 있었다. 부천의 한 주인장은 직접 책도 만들고, 서평도 쓰며 책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대구에는 무려 다섯 명이서 함께 만든 공간도 있었다. 비슷한 문화적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만, 다섯에게 필요한 경제적 구조가 될까 하는 염려가 조금 되었다. 서점을 열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무도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청주의 운영자도 있었다. 지방 소도시의 문화 소비는 상당히 획일화되어 있는 편이라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그 용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책방운영만으로 제대로 된 수입을 얻기란 쉽지 않은 것이 대부분 독립책방의 현실이었다. 따라서 다른 수입원이 있는 상태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아슬아슬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일일이 조사해 본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이 만들어진 지 벌써 4년이 지났으니 책에 소개된 책방 중 사라진 곳도 꽤 될 것이라 추측이 된다.

작지만 독특한 멋을 제공하는 문화공간인 독립책방이다. 이런 책방이 동네마다 하나씩 생겨나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손가락 빨고 살 수는 없다. 따라서 자본이 충분한 경우가 아니라면, 또 승부해 볼만한 독특한 시스템과 매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무작정 달려들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 보고 싶다면 이 책 속 소개된 여러 사례와 자신의 경우를 잘 비교 분석하고, 발품을 팔아가며 여러 책방을 직접 보고 그들의 경영 상태도 파악한 후에 신중하게 시도해야 할 것이다.

독립책방, 매우 낭만적인 공간일 것 같다. 하지만 이슬만 먹고 살 것이 아니라면, 매우 냉철하게 현실적 고민을 해야 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있을 때나 가능한 낭만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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