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와 함께 본 소방관의 삶…기도하며 할 수밖에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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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와 함께 본 소방관의 삶…기도하며 할 수밖에 없는 일
  • 편린(片鱗)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21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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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서평전문지_모먼트 = 편린 칼럼니스트] 소방공무원 평균 수명이 58세라고 한다. 100세 시대에 말이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놀라기에 앞서, 고마운 마음과 부끄러움이 교차하였다. 이 수치만으로도 소방관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알 수 있다.

아는 학생이 소방관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고 하기에 찾아보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 읽고 나니 누구라도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위험에 처한 이가 어떤 사람이든, 설사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따지지 않고 그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위험으로 내 몰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적인 감정이나 판단에 휘둘리지 않고 맡은 바에 대한 사명감으로 모든 위기 상황이나 위험에 뛰어들 수 있는 고마운 사람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이들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아주 잠시라도 자신을 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공무원은 재난 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을 수행하는 공무원으로 그 역할에 따라 구조, 구급, 경방으로 나뉜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방관, 즉 화재진압을 하는 소방관은 경방에 해당하는 소방관이다. 나이가 이렇게 먹도록 그것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그분들에게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

하천이 범람하여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지하주차장이 잠기는 것은 한순간이다. 갑자기 비가 많이 오니, 차를 지상으로 올리려고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다가 변을 당하기 일보직전이 된 사람을 마침 그곳에 있었던 구조대원이 구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그 구조대원이 다름 아닌 소방관이었다. 산에 올라갔다가 길을 잃은 이를 구조하러 가는 일도 소방관의 일이다. 갑자기 길에 쓰러진 사람을 신고하면 달려와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여 살려내고 병원으로 호송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소방관의 일은 일의 경중을 따지기 힘들만큼 위급한 상황에서 정신을 집중하여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야 하는 일을 한다. 이는 항상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된 채 일을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는 소방공무원은 35~40%나 된다. 일반인의 유병률이 5%수준인 것에 비하면 무려 7~8배 높다. 거기다 39.75%가 우울증세에 해당한다니 소방공무원 2명 중 1명은 우울증세가 있다는 말이다. 연 7명 이상이 순직을 하는데, 그 보다 더 많은 소방관들이 자살을 한다고 한다.

이는 인재다. 하는 일에 비해 그 처우가 너무 열악하고,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다. 이들에 대한 처우를 선진국에 비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중국보다도 못한 처우라는 것에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다행히, 2020년 4월부터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된다. 그동안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따라 직무수행의 질이 들쭉날쭉했으나 국가직이 되면 그러한 지역 차이가 없어질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개선은 결국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로 이어진다.

그런데 법률과 제도를 개선하여 이들에 대한 처우가 나아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이 보다 성숙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뜨거운 화재 현장에 맞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소방관이 된 많은 이들이 이 사회에 차고 넘치는 사소하고도 무지몽매함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오직 사람에게 봉사한다는 그 마음가짐 하나로 버틴다고.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사진 = 픽사베이

그러면서 부탁을 한다. 모든 국민이 차량 내 전 좌석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을 당연히 여겼으면 좋겠다. 일상 속에서 방화문이 어디에 있는지, 대피 경로가 어떻게 표시되어 있는지 숙지를 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보기 전에 자신이 영화를 관람하는 곳의 비상구가 어디인지 먼저 인지하라는 것이다. 기업은 노동자들의 안전을 하청업체에 맡기고 나 몰라라 하지 않으면 좋겠다. 행정부, 입법부는 제대로 된 장비와 소방인력을 구축하여 위험한 국민들의 생명을 좀 더 빠르게, 제대로 구해낼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하고. 현장을 고려한 행정을 시행하면 좋겠다. 낡은 소방차와 구조 헬기를 제때 교체해 달라. 방화복을 돌려 입는 것이 아닌, 녹아내리는 면장갑이 아닌, 소방관을 위기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충분한 개인 보호 장비를 지급해주면 좋겠다. 우리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소방관은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생명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 굉장히 많이 노출된다. 자신의 잘못으로 사람이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것도 아닌데 그들은 스스로를 자책한다. 조금만 더 빨리 왔더라면, 진입도로가 조금만 더 넓었다면 등등 불필요한 후회를 한다.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 표지 이미지 / 사진 = 쌤앤파커스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 표지 이미지 / 사진 = 쌤앤파커스

거의 20년 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연립주택에서 화재가 났다. 그 당시 사람을 구하러 들어갔던 소방대원 9명 중 6명이 건물이 무너지는 바람에 순직했다. 문제는 살아난 3명의 대원의 삶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동료는 건물더미 속에서 시체가 되었는데 자신은 살아났기에 죄인이 된 것이다.

어떤 처우 개선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남의 생명을 구하다 정작 자신들이 피폐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신심리학적 도움과 필요하다면 충분히 휴식하며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소방관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예상 밖의 참혹한 현실 속에서 기적 같은 희망을 발견해 내는 삶이다. 오직 타인의 손을 잡아주겠다는 사명으로 소방관들은 수많은 현장에서 크고 작은 위험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며, 때로는 산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사는 동안, 이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그만큼 조심하며 기본을 지키고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면 그것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어야 한다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런 의식의 변화가 함께 하여 우리사회가 보다 안전하고 편안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성숙한 시민의식을 일으키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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